감사하는 마음에 치유 에너지 있지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8일 대구 팔공산 자락에서 만난 정광호 회장은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에겐 우주 근원의 마음, 곧 빛이 있다”고 말했다.

“참깨 속에 참기름이 있듯이, 우리 마음 속에 우주 근원의 마음이 있다.”

 8일 대구 팔공산 자락의 빛명상센터에서 정광호(62)씨를 만났다. 그는 최근 명상집 『향기와 빛명상이 있는 그림찻방』(로대·사진)을 출간했다. 30여 년 명상 생활을 하면서 축적한 삶의 지혜를 김창배 화백의 문인화와 함께 소담스럽게 펼쳤다. 생활에 지친 현대인 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성교육용으로 안성맞춤이다.

정씨는 1994년 빛명상본부를 설립해 지금껏 사람들에게 빛명상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빛명상의 오프라인 회원은 500~600명에 이른다. 온라인(www.viitcafe.com) 회원은 약 1만3000명이다. 저명인사들과도 인연을 맺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도 94년 대구 금호호텔 특실에서 그로부터 빛명상을 받은 적이 있다. 고문을 당한 후 줄곧 지팡이를 짚었던 김 전 대통령은 그날 이후 지팡이를 뗐다고 한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그를 만난 뒤 “가톨릭 안에 들어와서 일을 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씨는 한때 사제를 꿈꾸던 가톨릭 신자였다. 지금은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명상’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당신이 말하는 ‘빛’ 혹은 ‘근원의 마음’이란 게 뭔가.

 “모든 사람 안에는 근원의 마음이 있다. 그게 ‘빛’이다. 종교적 호칭은 중요하지 않다.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말이다. 믿는 자체가 아니라 믿는 방법이 중요하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어떻게 살았는가. 실제 우리의 손이 행한 바가 중요하다.”

 - 그런 빛, 다시 말해 우리 안에 내재된 치유의 에너지는 빛명상을 통해서만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잖나.

 “그렇다. 명상이든, 기도든, 침묵이든 구애 받지 않고 자기 생활 속에서 찾을 수가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원할 때는 누구나 그런 내면의 치유 에너지를 찾을 수가 있다.”

 - 사람들은 ‘치유’에 목말라한다. 그래도 찾기는 어렵다. 왜 그런가.

 “일상 속에서 문제가 생길 때 내 안의 빛(근원의 마음)에 청하면 된다. 부탁하면 된다. 대신 진심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청해야 한다. 청한 내용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선(善)에 위반될 때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 그때는 왜 이뤄지지 않나.

 “이 세상 자체가 원래 하나의 행복공동체다. 다 함께 더불어 잘 되고, 공존하고, 행복한 공동체다. 인간의 이기심은 그걸 깨버린다. 그래서 이기적인 생각에서 청하는 것은 작동하지 않는다. 청할 때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어떤 식으로 청하나. 예를 들면.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근원에 대한 감사, 부모에 대한 감사, 자연에 대한 감사, 공기와 물과 빛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할 때 기도가 통한다. 부처님, 하느님만 찾지 말고 감사한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한다. 명상의 기본 조건이 감사와 긍정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하면 근원의 마음과 통한다. 종교를 떠나서 통한다.”

대구=글·사진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