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초반 이변없는 윔블던

중앙일보

입력

해마다 톱랭커들의 초반 탈락으로 팬들을 경악시켰던 윔블던이 올해는 상당히 차분해졌다.

상위 시드를 배정받은 정상권 선수들이 대체로 무난히 2회전을 통과하며 순항하고 있기 때문.

남자 단식 10위 이내 시드 배정 선수 가운데 3회전 진출에 실패한 것은 3번 시드 마그누스 노르만과 6번 시드 세드릭 피욜린 등 2명.

여자 단식에는 4번 시드 콘치타 마르티네스가 유일하다.

상위 시드 선수와 중하위 시드 선수 간 실력 격차가 크지 않은 남자 단식에서는이런 정도의 시드배정 선수 탈락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며 여자 단식에서는 톱랭커의 초반 탈락은 없다시피하다.

특히 여자 단식에서 1번 시드 마르티나 힝기스가 연습상대였던 도키치에게 1회전에서 무릎을 꿇는가하면 세계랭킹 9위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가 무명에 가까운리사 레이몬드에게 2회전에서 패배한 작년의 이변은 올해 다시 벌어지지 않았다.

힝기스와 린제이 데이븐포트, 윌리엄스 자매 등 우승 후보들은 한결같이 순항중이고 남자 단식에서도 우승 후보 피트 샘프라스의 연승은 이어졌다.

대회 초반이면 늘 '이변'을 주된 소재로 삼았던 현지 언론들도 '샘프라스-힝기스, 순조로운 출발'을 일제히 제목으로 뽑을 정도.

오히려 실력보다는 미모로 한 몫 본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던 17번 시드 안나 쿠르니코바가 내리 2연승을 거둔 것과 차세대 스타로 샘프라스와의 정상대결 가능성까지 점쳐지던 레이튼 휴위트의 1회전 탈락이 화제가 될만큼 올해 윔블던은 조용하다.

그러나 이변의 가능성은 아직도 남아 있다.

아직도 우승컵까지 가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고비를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톱랭커들의 변함없는 기량을 기대하면서도 '이변'과 파문을 즐기는 팬들의 이중적 기대가 올해 윔블던이 어떤 모습으로 부응할지 관심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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