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선두타자 공략이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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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를 감독이 신뢰하며 내보내는 데는 다음 3가지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 첫번째가 제구력, 두번째는 결정구, 세번째가 위기관리 능력이다. 거기에 두둑한 배짱까지 있다면 금상첨화.

다저스의 주축 투수로 성장한 박찬호를 내보내는 존슨 감독의 걱정거리는 항상 제구력, 그것도 경기초반의 제구력이다. 시즌 10승에 도전한 박찬호의 오늘 투구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초반 불안한 출발이 승리로 연결되지 못한 계기였다.

선발 투수인 박이 위력적인 직구와 경기를 더할수록 다듬어지는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지만 주무기를 살릴 수 있는 컨트롤이 받쳐주지 않는 한 결정구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올시즌 들어 박이 9승을 올리며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해를 거듭하며 보완되고 있는 위기관리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박이 이제 풀어야 할 숙제는 1-2회를 무난히 넘기며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국내 팬들은 박의 시즌 20승을 기대하고 있고 그와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박의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 올시즌 박찬호의 행보를 감안할 때 그리 무리한 요구는 아니다. 하지만 박의 오늘 모습은 고질적인 초반약점을 보완하지 않는 한 지금의 위치에서 수직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7이닝 동안 4차례나 선두 타자의 진루를 허용한 점, 특히 2차례의 선두타자 볼넷은 날아간 10승과 직결된다. 박찬호의 위력적인 직구는 와인드업에서 빛을 발한다. 따라서 매 이닝 선발타자와의 싸움은 상당히 중요한 갈림길이다. 앞으로 박의 경기를 지켜볼 때 포인트일 뿐 아니라 박이 풀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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