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판매수수료율 3~7%P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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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거래하는 중소납품업체 절반 정도인 1054개사의 판매수수료율이 3~7%포인트씩 인하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중소납품업체의 판매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3대 백화점과 이 같은 내용의 중소납품업체 판매수수료율 인하 실행계획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인하된 수수료율은 10월분부터 소급적용된다.

 판매수수료가 인하되는 중소납품업체 수는 롯데백화점 403개(전체 중소납품업체의 50.4%), 신세계백화점 330개(54.1%), 현대백화점 321개(51.3%) 등이다. 이에 따라 3대 백화점에 납품하는 의류·생활잡화업체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현재 매출액의 32%에서 25~29%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번 판매수수료 인하 대상에서 대기업과 그 계열사, 한국에 직접 진출한 외국계 협력사, 현재 수수료율이 20%대 수준으로 낮은 납품업체 등은 제외됐다. 공정위 지철호 기업협력국장은 “판매수수료는 매년 인상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중소납품업체 절반에 대해 수수료가 인하됨에 따라 나머지 중소납품업체나 대기업의 수수료도 인상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판매수수료의 하향 안정화 계기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공정위는 3대 백화점에 이어 이달 중에 3대 대형마트, 5개 TV홈쇼핑의 판매수수료(또는 판매장려금) 인하 문제도 조속히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대규모 유통업법’의 적용 대상 가운데 11개 대형유통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52개 대형유통업체도 판매수수료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백화점 수수료율이 지난 30여 년간 한 번도 인하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유통 분야 동반성장의 새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대형 유통기업의 한 관계자는 “동반성장이란 취지는 좋지만 정부가 면밀한 현황 파악과 함께 균형감각을 갖춰줬으면 좋겠다”며 “대기업은 가해자이고 중소기업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사고는 곤란하며 진정으로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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