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포철 DR발행 무기 연기

중앙일보

입력

산업은행이 21일 포항제철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무기 연기, 포철 민영화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산은 고위관계자는 21일 "현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포철 DR 발행을 연기했다"며 " DR 발행을 재추진할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은은 당초 이날 오후 뉴욕시장에서 보유중인 포철 주식 660만주(지분율 6.84%)를 원주로 DR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매각대금은 포철의 전날 국내 종가 10만3천원으로 계산하면 6천800억원(6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기존의 포철 DR 가격이 전날 22.125달러(4DR=1주.주당 9만9천원)로 국내 원주 주가에 비해 3.9% 낮아 할인발행이 불가피한데 따른것으로 분석됐다.

기존 포철 DR 가격은 국내 원주 주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으나 최근들어 4% 정도 밑도는 역전현상이 지속돼왔다.

증시 한 관계자는 "공기업 민영화 일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할인 발행할 경우 국부유출에 대한 논란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일단 시간을 갖고 시장상황이 호전되는 추세를 지켜본뒤 다시 DR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방식의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포철의 DR 발행 연기로 인해 한국전력, 한국통신, 한국가스공사, 담배인삼공사 등 다른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전문가들은 최근 민영화 수혜주로 부상했던 공기업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으나 이들 공기업의 실적이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산은은 보유중인 포철 지분 9.84% 가운데 3%를 포철에 매각한데 이어 나머지 6.84% 원주 전량을 대상으로 DR를 발행, 포철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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