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산책] 투르니에〈…헤세의 점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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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헤르만 헤세의 점심〉(미셀 투르니에 지음.김정란 옮김.북라인.7천원)은 제목 만큼이나 수준이 높은 에세이집이다.

철학을 대표하는 그리스인 소크라테스와 문학을 대표하는 독일인 헤세의 만남을 주선한 사람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철학자인 미셀 투르니에. 투르니에는 1백14가지의 개념을 가지고 얘기를 풀어갔다.

'남자와 여자' '사랑과 우정' 식으로 대조적인 개념을 화두로 삼은 뒤, 이와 관련된 짧지만 풍부한 철학.문학적 담론을 만들었다.

'남자와 여자' 의 경우 아담과 이브의 탄생을 얘기하면서 성의 정체성이나 남성을 추월하는 여성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포크와 스푼' '목욕과 샤워' 같은 구체적인 주제도 문화사적인 상식을 곁들여 상징적 의미를 찾아낸다.

추상적인 얘기들이지만 철학.문학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제공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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