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휴대폰 차단 전파방해기 논란

중앙일보

입력

''소음 격퇴가 우선이냐, 통신의 자유가 우선이냐. '' 일본에서 최근 휴대전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한 휴대용 전파방해기의 보급이 늘면서 이같은 논란이 일고 있다.

발단은 전자기기업체인 벡스가 올초 가로 4㎝.세로 6.5㎝.두께 1.5㎝ 크기의 방해전파 발신기 ''겐가이쿤(圈外君.1만6백엔) '' 을 발매하면서부터. 버튼을 누르면 반경 2~4m에 있는 휴대전화는 CDMA 방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통되며 사용 중인 휴대전화도 즉시 끊어진다.

벡스는 전철이나 콘서트홀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 착신음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했다고 한다.전파차단 효과가 입증되면서 유사상품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전파법은 일정 기준 이상의 전파를 발신할 경우 면허를 받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겐가이쿤의 경우 기준치 이하의 전파를 내보내므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것. 우정성은 아직 전파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규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NTT도코모 등 휴대전화 회사들은 이 제품이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규제를 촉구하고 있다.불통이 잦으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통신료 수입도 떨어지는 만큼 어찌보면 당연한 반발이다.

그러나 벡스측은 "법으로 허용된 만큼의 전파만 사용해 휴대폰 공해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정당한 수단" 이라며 맞서고 있다. 벡스측은 의도적인 통신방해를 우려해 광고나 대량판매를 자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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