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경평축구 부활, 김정일위원장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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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평축구가 10년만에 부활될 것이 확실시된다.

김대중 대통령의 방북을 공식 수행했던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방북기간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평축구는 과거부터 유명한 시합이었으니(부활을)추진해 성사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장관은 이어 지난 15일 양만길 평양시 인민위원회 위원장에게 경평 축구 부활을 제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정부와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러한 언질로 미뤄 조만간 실무협의를 통해 경평축구의 부활이 확정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박장관은 8.15 이전에 이뤄질 언론사 사장단 방북때 경평축구 재개는 물론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 아시안게임 혼합팀 구성, 10월 아시안컵선수권축구대회 및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구성 등 남북체육교류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것임을 시사했다.

이에대해 축구계의 한 인사는 언론사 사장단의 방북이 8.15이전에 이뤄진다는점으로 미뤄 경평축구가 빠르면 8.15를 즈음해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가능성을 성급하게 점치기도 했다.

문화부는 지난 98년 발족한 남북교류기획단(단장 김순규 문화부차관)을 중심으로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 등과 합동으로 남북체육교류를 구체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편 축구협회 관계자는 "경평축구는 지난 해 11월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방북,1차 논의한 뒤 지난 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북한 관계자와 만나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경평축구는 29년 10월 당시 경성중학이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가 주축이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 운동장에서 경기를 가진 데서 유래돼 매년 한번씩 서울과 평양을 오가면서 친선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한민족이 남북으로 분단되면서 46년 서울에서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중단됐으며 90년 10월에는 냉전시대가 종식되면서 남,북한 대표팀이 통일축구라는 이름으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한차례씩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경평축구 부활은 10월 개막될 아시안컵대회와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과 월드컵 분산개최를 실현시키는 기폭제가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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