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정보통신 남북협력 대폭 활성화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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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 합의문에 서명함에 따라 앞으로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의 남북협력이 대폭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에 직.간접적으로 진출한 국내 정보통신기기 업체가 수십개에 달하고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업체명을 밝히는 것은 1급비밀에 부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통일부도 "임가공업으로 북한에 진출해 있는 업체는 섬유계통이 가장 많지만 컴퓨터 주변기기, 카세트테이프, 전화기, 전자부품 등 정보기기 산업은 20-30개에 달한다"는 정도만 밝히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알려진 업체명은 남북경협에 따라 평양에 모니터용 PCB 공장과모니터 완제품 공장을 설립한 아이엠알아이와 북한에서 전화기 및 오디오카세트 조립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전부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이 역사적인 남북정상 5개항에 합의, 서명함으로써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그동안 북한에는 우리나라 정보통신기기 제품이 현지법인 설립을 통한 임가공형태나 중국 대리점을 통해 일부 반입되고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활발한 쪽은 컴퓨터와 주변기기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중국 현지공장이나 중국측 대리점을 통해북한으로 반입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 업체의 북한 직접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보인다.

일례로 삼보컴퓨터는 대기업 PC업체중 유일하게 중국 현지법인 트라이젬차이나와 함께 심양에 마더보드 및 완제품 생산공장을 가동중이다. 이외에도 모니터 마더보드와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 현지법인은 10여개에 달하고 있어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컴퓨터 관련 제품이 북한으로 반입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2일 정부에 컬러TV, 유선 전화기, 라디오 카세트 등 3개 가전제품의 북한 위탁가공생산을 위한 설비 반출을 정식 승인받았다.그러나 정보기기의 북한내 생산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한 통신망 통합구축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거 독일정부가 통일과정에서 동.서독간 통신 인프라 통합을위해 `텔레콤 2000 프로젝트''를 구성한 것과 같은 정책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아울러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일궈낸 북한의 유능한 인력들을 발굴, 심화되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의인력난을 해결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들의 주문이다.

특히 그동안 남북경협이 대부분 재벌기업 중심이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개별 벤처기업이 북한에 진출, 중고 컴퓨터 대북 무상공급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 정보통신 벤처업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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