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가슴 설레이는 해태 김응용 감독

중앙일보

입력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 해태 김응용 감독(59)의 가슴이 설레인다.

남북 정상이 8.15를 즈음해 이산가족 교류에 합의, 꿈에도 그리던 북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이 확실시 돼 올림픽 야구팀 감독을 맡은 그로서는 고향 사람들과 손을 잡고 올림픽에 참가할 수도 있어 남북정상 합의문을 대하는 감격이 더욱 진하다.

김 감독은 평안남도 평원군 숙천면에서 2남5녀중 넷째로 태어난 실향민.

10살이던 1951년 1.4 후퇴때 선친과 누나의 손에 이끌여 월남한 뒤 50여년간 고향땅을 밟지 못했고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의 생사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다.

그래서 북한 소식을 잘 들을 수 있는 중국을 전지 훈련 장소로 자주 선택했었고북한의 나쁜 사정을 접할때 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하지만 밤을 꼬박 새우며 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에 새로운 희망을 얻었고한국시리즈 9번 우승에도 변하지 않았던 그의 얼굴에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한동안 부진했던 팀도 최근들어 상승세를 타며 포스트시즌 진출을기대할 수 있게 돼 김응용은 모처럼 행복감에 젖어있다.

김 감독은 "정말로 정말로 너무 감사하다"며 냉혹한 승부사로 알려진 그답지 않게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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