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증산 논란속 국제유가 32달러선 폭등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1일(이하 현지시간)빈 각료회의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산유국들간에 증산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돼 국제유가가 13일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32달러선을 돌파했다.

뉴욕상품시장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이날 31.75달러에 거래가 시작된 뒤 32.79달러까지 치솟았다 오후장 현재 32.69달러에 머물러 지난 3월 8일 9년만에 최고치인 배럴당 34.37달러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런던석유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49센트 급등, 배럴당 31.7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선을 넘는 초강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 21일 빈 회의를 앞둔 OPEC 회원국들이 증산 논란을 거듭하고 있어 유가가 큰폭으로 뛰었다고 분석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13일 성명을 통해 "원유공급에 아무런 부족이 없기 때문에 OPEC의 증산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카타르 석유장관 보좌관인 람지 살만도 "지난 두 달간 세계 석유재고가 하루 200만배럴 가량 증가했다"며 "이는 이미 충분한 양의 원유가 생산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연합 석유소식통들은 앞서 OPEC 회원국들이 지난 3월 합의한 유가밴드제에 따라 즉각 하루 50만배럴 증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관리들도 21일 OPEC 회의에서 하루 50만-100만배럴 규모의 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잇따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3월회의에서 OPEC 유가의 20일간 평균치가 배럴당 22-28달러선을 벗어나면 자동적으로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하거나 감산하는 유가밴드제에 합의했으나 OPEC 유가가 지난주 증산한계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 증산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편 OPEC 의장인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21일 빈 회의를 앞두고 16일 런던에서 회원국 석유장관들을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베네수엘라 관리들이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