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들 "인터넷 특허기간 줄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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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산업의 발전을 위해 현재 20년으로 되어있는 미국의 특허 존속기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업계 일각에서 강력히 대두되고 있다.

새너제이 머큐리지에 따르면 미국의 닷컴 기업들은 최근 장기간의 특허권 보유가 사실상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허청 등에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는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과 소프트웨어의 특허 존속기간을 3~5년으로 줄여야 한다" 고 제안했다.

관련 기술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데 독창적이지도 않은 특허가 남발되고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의 확산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터넷 기업은 전통 기업과는 달리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때까지 공장 설립, 복잡한 실험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며 "특허 존속 기간을 줄이면 늘어나는 특허 분쟁을 막을 수 있으며, 기술 경쟁.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홈스토어닷컴의 회장 스튜어트 울프는 "닷컴 기업들이 고객이나 가격에 신경쓰지 않고 특허 보유에만 열을 올린다면 인터넷 산업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며 특허 제도의 개선을 촉구했다.

미 특허청은 1990년부터 인터넷 관련 아이디어와 기술에 특허를 부여하고 있다. 당시 22건이던 특허 건수는 1998년 2천여건에 이르는등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지 않아 독창성 등의 심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닷컴 기업들도 널리 쓰이고 있는 기술이라며 신경을 쓰지 않다가 해당 기업과 분쟁을 빚는 경우가 많다.

토드 디킨슨 미 특허청장은 최근 특허 제도를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관대한 특허 심사 관행을 시정하고 심사에 정확성을 기하겠다" 고 밝혔다.

한편 반대론자들은 아이디어 개발에 들인 시간과 비용을 생각한다면 특허 기간을 3~5년으로 단축한다는 주장은 나올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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