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IMT-2000] 업체들 티켓 싸움

중앙일보

입력

IMT-2000사업계획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정보통신업체들의 짝짓기에 탄력이 붙고 있다. 여기엔 3~4매로 예상되는 사업자 티켓을 따내지 못하는 업체들은 정보통신시장에서 도태되고 말 것이란 위기감이 깔려 있다.

일단 우위에 선 업체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 각각 신세기통신(017)과 한솔엠닷컴(018)을 인수해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 독자적인 사업권 확보를 노리는 이들은 "IMT-2000은 기존 휴대폰 서비스의 연장일 뿐" 이라고 주장하며 굳히기를 시도하고 있다.

SK-신세기 진영이 1천4백만명, 한통-한통프리텔-한솔엠닷컴 진영이 8백만명의 휴대폰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은 IMT-2000 초기시장에서도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LG텔레콤도 하나로통신의 경영권 인수와 한전 자회사인 파워콤 매각입찰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IMT-2000사업에서 선두업체는 막대한 수익을 챙기겠지만 하위업체는 손익분기점을 맞추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남은 변수는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이 주축이 돼 벤처기업을 포함해 2백28개 업체가 구성한 한국IMT-2000컨소시엄. 이 컨소시엄은 12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10만여 중소기업까지 가입시켜 '머리수' 로 사업권을 노리고 있다.

장상현 온세통신사장은 "IMT-2000은 향후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통신사업" 이라며 "기존 휴대폰업체나 소수의 재벌 대신 보다 많은 기업과 국민이 주주로 참여해 혜택을 누려야한다" 고 주장했다.

열쇠를 쥐고 있는 정보통신부의 기본입장은 경쟁은 보장하되 과잉중복투자는 최대한 막는다는 것. 이에 따라 내심 IMT-2000에는 3개 사업자가 적당하다고 보고' 자율적인 교통정리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꺼내든 카드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 정통부 고위관계자도 "사업자 심사 과정에서 주식분산비율도 중시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SK.한통.LG 등 기존 휴대폰 사업자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별도법인을 만들면 무려 6~7개 업체가 경쟁하는 꼴이고, 기존 휴대폰 업체들의 주가는 폭락할 것" 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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