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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로펌이라고요? 변호사는 사건 앞에선 이념이 없습니다.”
세간에서 ‘MB 로펌’이란 소리를 듣는 국내 대형 로펌이 있다. 법무법인 바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강금실(54) 전 법무부장관이 대표 변호사를 지낸 ‘지평’이 부각된 것처럼 이명박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덕에 뜻하지 않은 별칭을 얻었다. 화제를 몰고 다닌 바른이 이번엔 국내 로펌 중 처음으로 서울 대치동에 사옥을 마련했다. 김동건(65) 대표변호사를 지난 21일 바른 사옥에서 만나 빠른 성장의 비결을 들어봤다.
- 국내 로펌 중에선 사옥을 처음으로 마련하게 됐다. 현 정권의 수혜를 입어서 사옥까지 마련하고 빠르게 성장했단 말도 듣는데.
“바른은 1998년 강훈(57) 대표변호사와 4명의 변호사가 모여서 만들었다. 서울고등법원장에서 물러나 바른에 합류한 게 2005년이다. 이후 매년 20명 이상을 채용하면서 지난 7년여 간 빠르게 성장했다. ‘MB 로펌’이란 소리를 듣는데 정동기 전 민정수석이 올해 바른으로 복귀한 것 때문에 그런 인상을 받는 것 같다.(※정 전 민정수석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지낸 뒤 2007년 바른에 합류했다.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올 초 바른으로 돌아왔다.)”
- 이명박 대통령 처남과 관련된 도곡동 땅 사건, 김윤옥 여사 사촌언니 공천로비 등 현 정권 관련 사건 대리가 많았지 않나.
“그렇지만은 않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와 서갑원 전 민주당 의원의 형사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형사사건도 맡았다. 또 학력위조 스캔들을 일으킨 신정아씨의 책 『4001』에 대한 법률검토, 서태지-이지아씨의 이혼소송에서 이지아씨의 변론도 했다. 여당 사건만 한 게 아니라 송무에 관해선 바른이 경쟁력이 있단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
-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보나.
“사건을 수임하면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변호사는 사건 앞에선 이념이 없어야 한다. 변호사가 변론에 이념을 더하는 순간 편향된 변론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 사옥에 입주한 기분은 어떤가.
“40평 전세 살다가 20평대 자택을 마련한 기분이다. 전보다 사무실은 좁아졌지만 내 집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 지난 10일엔 ‘전세살이’를 면한 기념으로 고사까지 지냈다. 돼지머리에 팥떡을 상에 올리고 축문까지 읽었는데 토머스 피난스키 미국 변호사가 돼지 입에 만원짜리를 물리고 넙죽 절까지 하는 걸 보니 ‘내 집’ 생긴 기분이 그제사 들었다.”
-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국내 최초의 한글 이름 로펌, 국내 최초로 자체 빌딩을 갖게 된 로펌에 이어 최근엔 국내 첫 법학전문대(로스쿨) 공개경쟁 채용도 마쳤다. 채용 과정에서 지방 로스쿨생 선발도 바른이 출발선을 끊었다. 지난 7년간 상승커브를 잘 탔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10년 뒤 후배들에게 좋은 로펌 물려줬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다.”
글=김현예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