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내가 지면 안철수 원장도 타격” 나경원 측 “협박성 협찬 요구 행태 되풀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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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호 04면

서울시장 보선을 나흘 앞둔 22일 한나라당 나경원·야권 박원순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지원을 놓고 공방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한강 잠실지구에서 열린 서울공무원가족걷기대회 참석에 앞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나는 일심동체”라며 “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떨어지면 안 원장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지원을 사실상 공개 요구했다. 그는 이어 “안 원장도 (선거 지원 여부를)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장 선거 D-3, 주말 뜨거운 공방전

안 교수가 젊은 층의 투표 참여에 미칠 영향력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선거전이 세대 간 대결로 전개됨에 따라 선거는 어느 세대가 투표장으로 향하는가의 투표율이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에서다.

나경원 캠프 김우석 온라인 대변인은 “박 후보가 시민단체에서 하던 기존의 협박성 협찬 요구 행태를 되풀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지율을 40%포인트나 올린 것은 바로 안 교수의 협찬 때문이었다. 다 까먹고선 이제 또다시 협찬을 구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은 “박원순 후보가 떨어지면 박원순만 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상품을 팔 생각은 않고 남의 상품을 끝까지 ‘협찬’만 받으려는 박 후보를 보면 차라리 안철수 원장에게 서울시장을 양보하지 왜 처음부터 자신이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증폭되자 박 후보는 “안 원장과 나는 처음부터 반(反)한나라당이고, 우리 사회가 변하려면 박원순 같은 사람이 시장에 적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그것으로 우리는 하나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송호창 대변인은 “안 원장에게 타격이 있을 것이란 말은 안 원장이 이미 지지의 뜻을 표한 상태에서 안 원장과 박 후보가 같은 입장에 있다는 의미”라며 “현재는 안 원장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을 요청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나 후보는 이날 노량진 수산시장과 강북 지역 할인 마트 등을 돌며 ‘생활 유세’에 주력했다. 창동역에선 여성단체 소속 회원 2000여 명과 함께 장바구니와 가계부를 들고 “서울은 생활이 중요하다. 여성들은 생활특별시를 지지한다”는 구호를 외치는 행사를 열었다.

박 후보는 광화문광장에서 배우 김여진, 가수 이은미,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등 범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한 ‘희망대합창’을 개최했다. 앞서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기독교 목회자 조찬기도회’에선 “이명박 정부 들어 우리가 피땀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가 송두리째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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