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마쥔런 중국 감독, 화려하게 트랙 복귀

중앙일보

입력

세계여자육상 중,장거리의 명장 마쥔런 감독이 화려하게 트랙에 복귀, `마군단(마군단)'의 부활을 선언했다.

마군단은 최근 진저우에서 열린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 중,장거리 3종목을 석권, `중국육상의 `르네상스'를 예고하고 있다고 9일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1,500m에서 란리신, 리징난, 인릴리, 10,000m에서는 리지, 동얀메이, 송리칭이 나란히 1∼3위에 올랐고, 하루 앞서 열린 5,000m에서는 동얀메이가 금메달을 땄다.

마쥔런은 1990년대 초반 세계여자육상 중,장거리부문을 휩쓸었던 신화적 인물.

지난 93년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그의 휘하에 있던 리우동과 취윈샤, 왕쥔샤가 각각 1,500m와 3,000m, 10,000m를 제패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마군단의 신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94년 12월 마쥔런은 교통사고에 이어 후두암 진단, 선수상금을 착복한 사실이드러나 사표를 냈고 감독의 지나친 통제에 염증을 느끼던 왕쥔샤 등 선수들 대부분은 그의 둥지를 떠났다.

마 감독은 95년 말 다시 10대의 어린 소녀들로 팀을 구성, 97년 지앙보의 5,000m 세계신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대표팀 복귀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도 불참했다.

잇단 좌절에 절치부심하던 마쥔런에게 다시 기회가 온 것은 지난 2월.

중국육상경기연맹은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그에게 대표팀 코치 복귀를 제의했고, 마군단은 이번 대표선발전에서 보란 듯이 메달을 휩쓸어 명장의 진가를 재확인했다.

마쥔런 감독은 "선수들이 아직 어리고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않다"며 기록에 불만족을 나타낸 뒤 "앞으로 남은 100일동안 강훈련을 시켜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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