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자살폭탄테러… 최소 23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콜롬보 AFP.dpa=연합, 외신종합]스리랑카 수도인 콜롬보 근처에서 7일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C.V.구네라트네 산업개발부 장관을 비롯해 적어도 23명이 숨지고 쿠네라트네 장관 부인을 포함한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현지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구네라트네 장관이 콜롬보에서 남쪽으로 12㎞ 떨어진 모라투와에서 제1회 '스리랑카 전쟁 영웅의 날' 을 기념하는 행진에 참석하던 중 근처에서 폭탄에 터지면서 숨졌다고 전했다.

이번 행진은 정부군과 가족들을 위한 모금 행사의 일환이었다고 관영 라칸다 라디오 방송은 보도했다.

영국 BBC방송은 한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구네라트네 장관이 모금행렬에 참가해 행진하는 도중에 한 남자가 다가가 갑자기 장관을 껴안은 다음 폭탄을 터트렸다.

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건이 평소 콜롬보에서 수시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온 북부 타밀족 분리주의자 단체인 '타밀엘람 해방호랑이 (LTTE)
의 소행으로 보고있다.

현지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폭발로 인해 심하게 훼손된 범인의 신체 부위들을 수거했으나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한 사람의 신원은 물론 성별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한 남자를 체포했다.

이번 폭탄테러는 타밀 반군과 교전하다 전사한 전쟁 영웅들을 기리기 위해 스리랑카 국민들이 2분간 묵념하고 정부군이 반군과의 전투를 잠정 중단한 지 몇시간만에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반군의 암살시도로 오른쪽 눈을 잃은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사태 발생 직후 "스리랑카 정부는 충돌을 종식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타밀반군은 평화를 희망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스라랑카 정부군은 북부 요충 도시이자 1990년부터 5년간 반군들의 수도였던 자프나를 장악하기 위해 4월초부터 공격을 가해온 타밀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 이들을 물리친 바 있다.

타밀족은 지난 17년간 분리독립을 외치며 테러와 게릴라전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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