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인터넷 자회사 설립 무산 전망

중앙일보

입력

자회사를 만들어 모든 인터넷 사업을 이관하려던 삼성물산의 계획이 무산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 25일 자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는 인터넷 전문 자회사(가칭 삼성아이젠)를 설립해 모든 인터넷 관련 사업을 양도키로 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증권거래소에 공시했으나 8일의 임시 주총을 앞두고 절반이 넘는 주주들이 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인터넷사업 양도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까지 증권사를 통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주식수는 총발행 주식 1억6천만주(보통주 1억5천543만5천주, 우선주 464만8천주)의 6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반대의사 표시가 많은 이유는 삼성물산 주가가 지난 2일 현재 9천10원까지 하락, 매수청구 가격(보통주 1만3천405원, 우선주 7천166원)과의 차이가 커져 상당수 주주들이 주식을 팔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으로 회사측은 분석했다.

그러나 특별 결의사항을 승인하기 위해서는 참석 주식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고 찬성 주식수가 총주식의 3분의 1을 넘어야 하는 만큼 주총에서 이미 반대의사를 밝힌 주주들이 인터넷사업 양도에 반대표를 던지면 의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많다.

앞서 이 회사는 상사.건설.주택 등 각 부문에서 운영하거나 추진중인 인터넷 쇼핑몰, 방송, 전자화폐, 사이버빌리지 등 기업-개인간(B2C) 전자상거래 사업과 케어캠프, 캠크로스, 파인드코리아, 매트플라자 등 기업간(B2B) 사업을 모두 인터넷 전문 자회사로 이관, 오는 9월 해외증시에 상장키로 했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1조3천억원의 매수청구금액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입장"이라며 "자회사 설립이 무산되면 종전대로 오프라인 사업의 인터넷 사업화를 통해 오는 2005년까지 1백여개의 투자 자회사를 보유, 총매출의 절반 이상을인터넷 사업에서 올리는 인터넷 지주회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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