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박지은 첫승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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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데뷔 5개월여만에 거둔 박지은의 첫 승이 승리 행진곡의 서곡이 될 수 있을까.

박지은은 이 대회 우승으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에서 벗어나 한결 심리적 안정을찾게 됐고 특히 4라운드에서 백전노장 줄리 잉스터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궈 남은 시즌의 선전을 예고했다.

그동안 박지은이 보여준 성적표는 아마추어시절 통산 55승, 지난해 퓨처스투어상금랭킹 1위라는 데뷔전 화려한 모습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첫대회인 수바루메모리얼오프네이플스대회에서 공동 76위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박지은은 3월 다케후지클래식에서 공동 7위로 첫 `톱10'에 진입, 상승세를 타는듯 했으나 이후 8개 대회중 4개 대회에서 컷오프탈락하는 등 한계를 보였다.

장타자라는 찬사에 가리워진 정교하지 못한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었다.

자존심이 상한 박지은은 이후 국내대회에 참가해 달라는 요청까지 고사하며 자신의 샷을 교정해 나갔고 특히 문제가 됐던 퍼팅 등 쇼트게임을 집중 보완, 부활을 꾀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린주변의 절묘한 플레이는 이처럼 박지은이 봄 동안 흘린 땀의 보상이었다.

다만 투어 경력이 짧아 대회기간 내내 평상심을 유지하지 못하고 들쭉날쭉한 플레이를 펼치는게 아직 보완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여하간 박지은은 이 대회 우승으로 힘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단조로운 패턴에서벗어나 정교함을 갖추게 됐으며 위기관리 능력까지 겸비, 무서운 신인으로 위상을다시 높이게 됐다.

박세리, 김미현에 이어 한국 여자골프의 기수로 떠오른 박지은이 남은 대회에서 몇번이나 승전보를 전할지 국내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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