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지폐서 여왕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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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정부는 5달러 호주지폐에 새겨진 영국 여왕의 초상을 호주 연방 출범에 지대한 공헌을 한 19세기 영국 정치가의 초상으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시드니의 선데이 텔리그라프는 이번 조치가 지난해 11월 국민투표에서 호주의 정치체제를 공화국으로 바꾸자는 움직임이 압도적으로 부결된 이래 영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돼 왔다고 4일 보도했다.

영국 여왕을 대체할 헨리 파크스경은 19세기에 영국에서 건너온 이민자로 한 때 파산했다가 정치가로 변신, 1901년 호주 연방 창설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그러나 호주정부가 동전에 새겨진 여왕의 초상마저 없앨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텔리그파프는 전했다.

호주의 공화국화 지지자들은 "지난해 공화국 이양을 위한 국민투표에서는 패배했지만 국민들 대다수는 공화국 이양을 지지하고 있다" 면서 "이번 조치는 호주에서 사라져가는 영국의 권위를 상징한다" 고 환영했다.

영국 여왕을 호주 주권의 상징으로 유지하길 원하는 존 하워드 총리는 이번 조치로 낙담했지만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의 대변인이 밝혔다.

조강수 기자<pine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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