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주가 급등뒤 차익매물 조심

중앙일보

입력

뚜렷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기술적인 반등이라고 한다.

지난주 현대 파문 등으로 장중 종합주가지수가 625까지 폭락했다가 무려 1백35포인트나 오른 것도 그런 사례다.

지난주에는 하루 거래량이 평균 4억주에 달할 정도로 활발한 매매 속에 3월말 지수 900선이 무너진 이후 상승 걸림돌로 작용했던 종합주가지수 20일선(720)을 가볍게 넘어섰다.

시장 관계자들은 주초에 추가 상승이 가능하지만 60일 이동 평균선이 걸려 있는 지수 790선이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90선을 무난히 넘긴다면 850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마저 나올 정도다.

주초 상승을 점치는 배경 중 대표적인 것은 나스닥을 비롯한 미 증시가 지난주말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주말에 발표된 5월 중 미 실업률이 4.1%로 4월(3.9%)보다 높아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그만큼 줄었다는 기대감으로 기술주와 금융주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는 국내 증시에서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만하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을 근거로 베팅을 하기에는 아직 불확실한 요인들이 많다.

우선 지난주 주가 급등으로 생긴 차익을 챙기기 위한 '팔자 물건' 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투신사들은 아직 주식을 사는 세력으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외국인들이 지난주 후반 3일간 7천5백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현대전자와 SK텔레콤 등 일부 종목만을 사들인 점도 유의해야 할 부분이다.

과거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면 지수 상승이 뒤따랐지만 아직은 순매수 지속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6일 시장이 열리지 않고 8일이 주가지수 선물과 옵션 6월물 만기가 겹치는 '더블위칭 데이' 라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의 기조가 확실할 때는 하루 쉬는 것이 별일 아니지만 지금처럼 상승이냐 하락이냐를 점치기 어려운 시점에서는 예상치 못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더블위칭 데이로 만기청산 물량이 한꺼번에 나와 시장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현대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도 일방적인 주가상승을 점치기에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코스닥 시장도 지난주 무차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4월 급락했던 틈을 어느 정도 메웠다.

이번주에는 테마별(예컨대 M&A관련주)로 어느 정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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