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월드] 닷컴 주가가 춤추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리처드 파인먼은 물리학자로는 최고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고 수많은 독창적 발견을 이뤄냈다.

아쉽지만 경제학에서는 파인먼과 같은 인물이 없었던 것 같다. 시장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내 생각에는 그것은 시장을 둘러싼 모든 관계가 확률론적인 성격을 띠기 때문인 것 같다.

양자역학(量子力學)의 경우 그 취급 대상이 우주를 만들어 낸 빅뱅 이후 불과 3초만에 안정적으로 정립된 물리계다.

그러나 경제학 쪽은 안정적일 수가 없다. 항상 예상치에 의존하게 되고 동시에 인간의 감정이나 창조성 같은 것이 복합적으로 얽히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하고 있는 닷컴기업들의 주가다.

오늘날 닷컴세계에 있어서 투자는 명화(名畵)나 골동품을 구입하는 것에 비해 신뢰성이나 영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명화나 골동품은 물질적 가치로만 따진다면 비싸야할 이유가 없지만 실제로는 수백만달러나 값이 나간다.

반면 닷컴의 세계에는 고객도 있고 서비스 기반이나 지식도 있다.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단 하나, 닷컴에 불확실한 것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가치가 내재돼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다. 그 가치의 척도로서 가장 타당하고 현명한 것이 시간이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그 사이트나 아니면 서비스에 할애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닷컴 비즈니스의 가치를 산출하는 열쇠다.

만약 경제학에서도 파인먼 같은 인물이 있다면 그는 가치 산출의 방정식으로 단순한 자본보다는 지식.정보.액서스.시간.상호관계.고객기반 등을 훨씬 중요한 변수로 활용할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면 미래는 더욱 예측하기 쉬워질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변수에다 닷컴기업들의 성장속도를 감안한다면 앞으로 1년~1년6개월 사이에 종전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이들 닷컴기업에 의해 인수되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많은 대기업들이 이처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일본 주간 다이아몬드지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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