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레이커스 졸전, 부상 코비만이 제 몫

중앙일보

입력

코비가 제일 건강해보였다.

5차전 패배 이후 가장 화젯거리가 되었던 소식은 단연 코비 브라이언트의 부상이었다.오른쪽 발목을 부상당해 연습에도 참가하지 못했으며,6차전 출전 여부 조차 불투명했던 그는 예상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6차전에서 가장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33점을 올렸다.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 103-93으로 패한 LA 레이커스의 나머지 멤버들은 4쿼터를 뛰며 겨우 60점만을 득점한 셈이다. 이중에 섀킬 오닐의 17점을 빼면 제몫을 해준 선수는 한명도 없는 셈이다.

데이먼 스터더마이어의 14점을 시작으로 기선을 제압해나가며 주전 멤버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준 블레이저스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플레이오프 초반부터 오닐-코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레이커스이지만 그러한 경향은 서부 컨퍼런스 결승전을 맞아, 특히 레이커스가 부진할 때는 더더욱 심해진다.

그렇다고 코비가 잘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24개의 슛을 던져 12개를 성공시키는 등 기록상으로는 괜찮은 활약을 보였지만 그가 감각을 되찾아 본래의 실력을 되찾았을땐 이미 기선을 제압당한 후였다. 그 누구도 부진의 늪에 빠진 레이커스를 구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선수들의 인터뷰에서도 나타나듯, '스타급'이라 불리우는 멤버들의 모습은 너무 무책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렌 라이스도, 라버트 오리도 그누구도 "브라이언트가 나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더 열심히 할 것이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코비가 돌아와야만 한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을 뿐.

코비는 스터더마이어에게 수차례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후로는 스카티 피픈에게 막혀 또다시 파울 트러블에 걸리는등 필 잭슨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특히 1쿼터에선 첫 5개의 슛중 4개를 실패하고 실책도 2번이나 기록했다. "부상당했다는 사실은 잊고 뛰었다."라 말하는 코비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오늘 레이커스의 플레이는 이들이 챔피언이 된 후 돌아봐도 부끄러운 경기였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패배의 원인을 블레이저스의 두터운 선수 진영이나 새크의 부진으로 돌려선 안될것이다. 아무리 시카고 불스가 스카티 피픈-마이클 조던의 투맨팀이라 했지만 그 뒤에는 토니 쿠코치, 란 하퍼, 데니스 라드맨, 룩 렁리등의 멤버들이 묵묵히 활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지 웰스의 "우리팀엔 무기가 많다. 겨우 2명의 스타들에만 의존하는 팀과는 다르다."라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식으로 플레이 한 뒤, 챔피언 반지를 손에 쥔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 ?

새크-코비가 무너지면 단번에 무너지는 레이커스의 플레이 경향은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인터뉴스( http://iccsports.com )]
[기사 사용 허가 문의: editor@iccsports.com ]
[인터뉴스의 허가 없이 무단전재 및 기사 발췌를 하실 수 없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