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조흥·한빛·산업은행, 부실여신 13조원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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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곧 있을 2차 금융구조조정에 대비, 클린 뱅크로 태어나기 위해 올해와 내년에 총 13조원이 넘는 부실여신을 정리할 계획이다.

외환, 조흥, 한빛은행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과 산업은행은 특히 내년말까지 부실여신 비율을 선진국 우량은행 수준인 2%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3조4천억원인 부실여신규모를 올해 말까지 1조3천억원으로 줄여 부실여신 비율도 현재 10% 선에서 연말에 4%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2001년말까지는 7천억원 수준으로 감축, 부실여신 비율도 2%까지 낮춘다는목표를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부실자산 2억 달러 어치를 해외에 매각할 계획이며 국내여신 8천억원 어치도 6월이나 7월에 투자자 경쟁입찰 방식으로 일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올해 중으로 대손상각을 1조원, 매각을 1조원 가량 할 예정"이라면서 "부실여신을 정리할 경우 손실이 다소 발생하나 충당금을 많이 쌓아두고있어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도 올해와 내년에 부실여신 5조6천억원을 정리, 부실여신비율을 2% 이하로 줄일 계획이다.

최근 국제적인 부실여신 정리회사인 서버러스와 1조5천억원 어치의 부실여신 매각 재무약정(MOU)을 맺은 바 있으며 앞으로도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해 추가로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5천억원은 대손상각할 방침이다.

한빛은행도 올해중으로 3조8천억원의 부실여신을 정리, 3월말 현재 10.5%인 무수익여신 비율을 연말까지 7%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월에 론스타에 2천109억원의 부실자산을 매각하고 하반기에도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300억원 어치를 발행하는 한편 구조조정기구를 통해 고정 이하여신 2조원을 정리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역시 론스타와 합작으로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해 연말까지 2조원의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대손상각으로 1조원을 더 줄여 부실여신 비율을 2%대로 낮출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차 금융구조조정이 시작되면 부실여신비율이 구조조정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행들이 클린뱅크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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