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부산-울산, 첫 승 놓고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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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프로축구 2000 삼성디지털 K-리그가 9일간의 휴식을 끝내고 3일 재개된다.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지친 몸을 재충전했고 각 팀은 약점으로 꼽혔던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 본격적인 순위경쟁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부산에서는 9, 10위에 떨어져 있는 울산 현대와 부산 아이콘스가 맞대결한다.

'전통명문'이라는 자존심에 걸맞지 않게 아직까지 정규리그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두 팀은 이번 맞대결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거둬 하위권 탈출의 교두보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특히 부산은 새 단장한 홈구장에서 치욕의 8연패를 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 팀은 웃고 반면 다른 한 팀은 여전히 고개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는 이번 맞대결은 여러가지 면에서 얄궂은 만남이다.

우선 두 팀 모두 현대그룹에 속한 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는 것. 부산은 현대산업개발이, 울산은 현대중공업이 운영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그룹의 앞날이 사회 전반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했는데 그라운드에서마저 서로 물어 뜯어야 하는 운명이 애처롭다.

양 팀 사령탑이 40여년을 같이 해 온 `죽마고우'라는 점도 얄궂다.

부산 김호곤감독과 울산 고재욱감독은 경남 통영 충렬초등학교에서 축구를 같이시작했고 70년대 한국축구의 간판스타로로 함께 활약했었다.

40여년 축구인생에서 때로는 라이벌이었던 두 사람이지만 죽마고우를 울리기 위해 머리를 짜내야 하는 외나무다리에서 맞닥뜨린 꼴이다.

한편 초반 돌풍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전 시티즌은 전남 드래곤즈의 홈인 광양에서 승점 추가를 노린다.

또 2, 3위인 포항 스틸러스와 안양 LG는 안양에서, 4, 5위인 성남 일화와 부천SK는 성남에서 각각 대결한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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