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활용능력시험 "출제 편중" 물의

중앙일보

입력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지난달 28일 치러진 제3회 컴퓨터활용능력시험(2급 실기) 에 대한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 시험에는 전국에서 6만1천여명이 응시했다.

수험생들은 "제한시간 내에 문제의 뜻을 파악하기도 어려울 정도인 데다, 문제가 특정분야인 함수에만 편중 출제돼 제대로 실력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고 주장한다. 70점 이상이라야 합격되므로 원서대 8천원만 날렸다는 것이다.

시험이 끝난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대한상의 홈페이지에 항의 글만 2백여건이나 올려졌다.

각 지역 상의와 수험준비서를 발간하는 각 출판사 홈페이지에도 하루 1백여건이 게재되고 있다. 상의 게시판에 글을 올린 수험생은 "문제 이해하는 시간이 문제를 푸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리는 엉터리 출제였다.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 고 적었다.

부산상의 게시판에는 ''엑셀 프로그램에 관한 책을 쓴 저자'' 라고 밝힌 수험생이 "답 자체는 산수풀이에 불과한데도 4~6개의 복잡한 조건을 달아놓아 뜻을 파악하기만 어렵게 출제했다" 고 주장했다.

실제로 ''2급A형 문제1'' 의 경우 ▶출석 점수는 1백점 만점으로 하되 ''결석'' 1번당 5점씩 감점▶중간점수는 필기와 실기점수의 합▶기말점수는 기말고사[F4:F11]를 그대로 적용하되 결석이 0인 사람은 5점을 더해줄 것▶가중평균은 출석.중간.기말점수에 해당 항목별 반영비율[C16:E16]을 적용하여 합을 계산 등 6개의 조건이 나열돼 있었다.

또 상의측이 공지한 출제범위와 유형에 비해 문제가 지극히 편협했다는 항의도 많았다. 한 수험생은 "데이터의 검색.데이터의 분석.매크로 작성 등이 출제범위로 제시됐으나 실제 문제는 그중 극히 일부분인 함수문제 뿐이었다" 고 비판했다.

한 수험생은 또 "함수 중에서도 IF, INT, SUM, AVERAGE 등 몇가지만 묻고 있어 함수에 관한 실력 검증마저 변별력이 없다" 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문제가 잘못됐다면 책임지겠지만 그런 문제는 없었다" 며 "난이도 조절 등은 전문가들이 맡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시행한지 얼마안돼 고심을 많이 하고 있다" 고 말했다.

본지 요청에 따라 문제를 살펴본 계명문화대 박영화(朴泳和.43.전산정보) 교수는 "1개 문항에 너무 많은 조건들이 붙어 있어 수험생들이 40분만으론 실력 발휘가 힘들었을 것" 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