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이젠 속 보고 투자를…]

중앙일보

입력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로 침체장세를 보였던 증시가 30일 모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날 주가 상승을 현대그룹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자구노력 진행상황을 주시할 필요가 있고, 미국 증시 움직임과 금융구조조정 등 부담요인들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닌 만큼 본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었다.

◇ 금융주에서 업종 대표주로〓이날은 그동안 은행.증권 등 금융주로만 몰렸던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낙폭과대 업종대표주 등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동부증권 서재영 투자분석팀장은 "그동안 낙폭이 컸던 데 따른 자연스런 반등에다 금융주로 차익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이를 팔고 소위 옐로칩(중간 가격의 업종 대표주)을 사들이는 순환매 양상이 나타났다" 고 밝혔다.

또한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합병설이 돌면서 두 종목이 초강세를 보인 것도 상승에 기폭제가 됐으며 전날은 미국이 현충일로 증시가 열리지 않아 미국 증시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700선 돌파 관건〓일단 20일이동평균(최근 20일간의 평균지수)선이 걸려 있는 710~720선이 주가 상승을 압박하는 지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투신권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외국인들도 대대적 매수를 하지는 않고 있어 개인들의 힘만으로 주가가 당장 지속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다만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바닥다지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대유리젠트 김경신 이사는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기존 650~700대를 벗어난 것이 아니다" 며 "향후 장세의 방향은 700선 돌파 여부가 결정할 것" 이라고 밝혔다.

◇ 향후 투자 전략은〓장세를 가늠하기가 아직 어려운 데다 금리인상 부담을 갖고 있는 미국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일부 중견기업들의 자금난에다 은행권의 추가부실 우려도 완벽하게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위험관리에 충실하되 우량 핵심종목으로 관심 대상을 좁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장세 방향을 확인한 후 움직이고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우량금융주와 통신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