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포탈이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구도에 조용한 혁명이 일고 있다. 필자는 ‘보이스 포탈(Voice Portal)’이야말로 미래를 이끌어갈 사업이라고 확신한다.

몇 년 전 IBM, 오라클, 넷스케이프, 썬 등 4사는 네트워크 컴퓨터 붐을 일으키려 공동으로 엄청난 자금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 동맹은 얼마 안가 기업간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깨지고 말았다.

썬의 스콧 맥닐리와 오라클의 엘리슨은 네트워크 컴퓨터(NC)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인텔이 구축한 굳건한 윈텔(Wintel) 진영을 파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병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들은 NC(Network Computer)가 PC를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IBM의 생각은 이들과 달랐고 결국 NC 진영은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향후 몇 년간 인터넷 구도와 발전 방향을 가늠하고 미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분명히 알고 있어야할 사실은 현재 선견지명 있는 일부 사업가들이 가장 자연스런 인터넷 시장을 위해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기업들이 전념하고 있는 가장 자연스럽고 보편화될 인터넷 분야는 ‘전화‘다.

AOL은 이미 계획에 착수했고 MS의 관심을 자극하는 건 시간 문제다. 현재 보이스 포탈 사업에 참여한 업체는 텔타임(Tellme), 비보컬(BeVocal), 퀙닷컴(Quack.com), 텔서프 네트워크(TelSurf Networks), @모션(@Motion) 등으로 이름이 별로 알려지지 않은 신생업체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손 하나 까닥 할 필요 없다!
비보컬을 비롯한 보이스 포탈 업체들은 뉴스, 식당 예약, 실시간 물품 구매, 이메일 읽기나 보내기 등을 모두 음성 명령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사용법을 익히기 위해 장문의 매뉴얼을 읽을 필요도 없이 그냥 말만 하면 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현재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은 가정이 절반에 이른다. 무선 PDA 시장이 많이 성장한 건 사실이지만 PDA 가격이 아직 비싸기 때문에 대중화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에 비해 무선 전화의 수요는 비약적으로 증가해왔다.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음성 인식 기능도 향상되고 있다. 앞으로 얼마 안 있으면 핸드폰 하나로 건물의 위치 파악이나 여행 정보, 뉴스 등 모든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다.

이건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기업들은 이런 개념을 발전시켜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시장을 계속 찾아내게 될 것이다. 미정부가 정부와 민간 기업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만큼 비교적 쉽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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