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대, 다리에 이름 없는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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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대 테크노경영관과 공학관을 잇는 무명의 다리를 학생들이 거닐고 있다.

울산시 울주군 반연리에 있는 울산과기대(UNIST) 캠퍼스는 부채꼴 모양이다. 부채꼴의 중심에 ‘가막못’이라는 호수가 있고, 아래쪽 왼편부터 공학관, 자연과학관, 대학본부 등 주요건물이 부챗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건물들 사이에는 가막못에서 흘러나오는 실개천이 흐르고 있다. 실개천을 건너 건물과 건물들을 연결해주는 다리는 모두 9개. 캠퍼스의 낭만을 물씬 풍기는 이름이 붙었을 법하다. 하지만 이름이 없다. 초대에 이어 2대 총장직을 맡고 있는 조무제 총장이 이름을 붙이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조 총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의미 깊은 명명식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학교 출신이 노벨상을 수상하면 그 사람의 이름을 기념으로 붙여주려고 2009년 개교 때부터 계획적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홍길동씨가 첫 노벨상 수상자가 되면 첫 번째 다리는 ‘홍길동의 다리’로 명명해주겠다는 것이다.

 UNIST는 2030년까지 9개의 다리에 모두 이름을 붙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개교 10년 후 세계 30위권, 20년 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고 30년 이내에 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다는 비전이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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