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우승보다 값진 웹 2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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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타클래식의 진정한 우승자는 캐리 웹(호주)이었다.

시즌 6승(해외 2승 포함)을 거둔 웹은 특유의 장타와 정확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며 2, 4, 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단숨에 단독선두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웹은 파5인 8번홀에서 2온을 노린 세컨드샷이 그린 전방 우측에 있는 턱이 깊은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웹은 세번째 샷으로 온그린을 시도했으나 공은 또다시 벙커에 빠졌다.

4온 1퍼팅이 최대의 희망인 상황. 웹은 4타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2퍼팅, 보기로 홀을 마감했다. 이때 스코어판을 주시하던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1타 까먹고 14언더파로 기록돼야 할 웹의 스코어가 돌연 '12' 언더파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웹이 경기진행요원에게 "벙커샷을 하고 난 뒤 클럽이 모래에 닿았다" 며 2벌타를 자진신고해 웹의 스코어가 트리플보기가 되었던 것이다.

골프규칙 13조 4항은 '볼이 벙커 내에 있을 경우 클럽을 지면에 대서는 안된다' 고 돼 있다.

웹은 기자회견에서 "첫 벙커샷이 온그린에 실패한 것을 알았지만 또 벙커에 빠진 줄 모르고 화가 나 연습스윙 삼아 클럽을 휘둘렀고 그때 클럽이 모래에 닿았다" 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은 10번홀부터 3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재추격에 나섰고 17번홀까지 16언더파로 크리스티 커와 소렌스탐에게 2타 뒤진 채 마지막홀을 맞았다.

웹은 18번홀(파4)에서 세컨드샷을 그대로 컵에 넣어 이글을 기록, 단숨에 공동선두로 복귀하며 1천여명의 갤러리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비록 마지막조의 소렌스탐이 1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해 승자로 결정됐지만 웹은 이번 대회를 통해 기량과 매너 양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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