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러시아 다녀온 뒤 "가슴 파인 옷, 짧은 치마 단속해"…걸리면 옷을 칼로 찢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출처=중앙포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러시아를 다녀온 뒤 평양 여성들의 옷차림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김정일이 러시아에 다녀온 직후인 지난달 말부터 여성의 옷차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김정일이) 기차를 타고 오면서 국경지대 남성들이 윗도리를 벗고 있거나 옷차림이 대담한 여성들을 보면서 화를 냈다"고 전했다.

요즘 평양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스키니진과 비슷한 일명 '뺑때바지'가 큰 인기다. 레이스 달린 치마를 입는 여성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옷차림은 모두 단속 대상이다. 장식이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그림과 글자가 많은 옷도 단속에 걸린다.

단속반들은 일일이 규제를 할 수 없어 우선 몸에 딱 달라붙거나 가슴이 깊게 파인 옷, 짧은 치마, 영어가 씌여져 있는 옷을 중점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단속에 걸린 사람은 인민반에 불려가 '외국물이 너무 많이 들었다'며 비판당하고, 총화작업을 세게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여성들의 옷차림은 변하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는 여전히 한국 중고 옷이나 화려한 옷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민들도 '옷이 예쁘다'며 구입해 단속을 피해 입고 다닌다"고 전했다.

심지어 단속에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있다. 소식통은 "규찰대가 '이상한 치마를 입었다'며 지나가던 여자의 옷을 칼로 찢고 길에 세웠다"며 "그런데 한 주민이 '숙녀를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이게 우리가 주장하는 사회주의가 맞나'라며 꾸짖었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