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 워크아웃 놓고 계속 '오리발작전']

중앙일보

입력

새한이 19일 워크아웃 신청을 놓고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 주위의 눈총을 받았다.

한빛은행 등 채권단이 이날 새한그룹의 주력사인 ㈜새한과 새한미디어의 워크아웃 신청사실을 확인한데 이어 새한측도 오후 3시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새한측은 발표를 20분 앞두고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워크아웃 신청을 하지 않았다","확인해 줄 수 없다" 등의 불분명한 입장을 보이던 새한측은 오후 2시40분 기자회견 취소 발표를 하면서도 끝까지 시치미를 뗐다.

같은 시각 한빛은행에서는 오후 4시30분 워크아웃 수용여부를 가리는 채권단 회의가 예정돼 있는 상황이었다.

언론의 확인요청이 쇄도하는데도 새한측 수뇌부들은 두문불출했으며 특히 이재관 부회장은 이날 오전 회사에 출근, 대책회의를 가진뒤 오후에 회사를 떴다.

㈜새한의 유필상 이사는 취소배경을 묻는 질문이 쏟아지자 "공식입장은 외부에 뉴스로 알려줄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 뿐"이라고 못박은 뒤 "홍보실에서 연락이 잘못된 것 같다"며 발표예정 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그는 워크아웃 신청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확인해 줄 수 없다,회사입장에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말한 뒤 "새한그룹이 워크아웃을 하든 안하든 간에 왜 큰 뉴스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새한은 이에 앞서 지난 16일 구조조정 계획 발표당시에도 "워크아웃에 대한 검토는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측이 모호한 태도를 계속하자 직원들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다","혼란스럽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회사와 자신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한 중간간부는 "새한이 상당한 경영위기에 놓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회사 영업이 정상화되고 있었다"면서 "시중에 퍼진 자금악화설 등 악성루머 때문에 사정이 이렇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다른 직원은 "사실 워크아웃 신청설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라며 ㈜새한이 한달평균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갚아야할 차입금이 1조4천억원이나 된다"며 "특히 자금시장이 얼어붙어 워크아웃이 차라리 낫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회사 안팎에서 제기돼 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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