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은행 전문 신용평가기관인 톰슨 뱅크워치의 보고서는 최근 들어 한국의 구조조정에 대한 국제금융시장의 평가가 우려 쪽으로 기울고 있는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미국의 무디스사는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구조조정이 겉치레에 불과하며 한국이 구조개혁을 늦추면 또다시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지적한 터라 사정은 더하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디스.뱅크워치사뿐만 아니라 최근 유럽의 금융전문지인 유러머니 등 언론기관들과 국제적인 투자펀드들이 한국의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뱅크워치는 보고서에서 조흥.한빛.외환은행 등 3개 은행에 대해서만 신용등급 조절을 했지만 실제로는 한국 은행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함께 하고 있다.
"한국 은행들이 낮은 수익성과 부실한 자본구조, 거액의 부실자산 보유 등으로 취약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 지적한 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평가의 주요 기준은 목표시장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뚜렷한 전략을 갖고 있는가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뱅크워치는 이런 기준에서 국내 은행 중 신한.국민.주택.한미.하나은행 등이 비교적 강한 기반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한빛.조흥.외환은행은 확실한 목표시장이 모호하고 경쟁은행을 누를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3개 은행은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으로, 정부지원 외에는 별다른 자본확충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뱅크워치사는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미국의 무디스.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영국의 피치 IBCA 등과 버금가는 세계 4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며 은행업종의 신용평가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뱅크워치의 신용평가는 국제적 펀드들의 주식 및 채권 포트폴리오 편성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유럽계 투자가들의 투자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금융계는 그동안 무디스나 S&P가 국내 공적자금 투입은행들을 투자부적격으로 평가한데 반해 뱅크워치만 투자적격 등급을 주고 있었다면서 시장에 그다지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해당 은행들은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