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휘발유·경유 등 기름값 오를듯

중앙일보

입력

다음달부터 휘발유, 경유, 등유 등의 소비자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정경제부는 이달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나 휘발유, 경유, 등유 등 기름값에 부과하는 교통세.특별소비세에 탄력세율을 적용해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다 시장원칙에 맞게 유가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해 소비절약을 유도함으로써 최근 악화되고 있는 국제수지를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5월들어 지난 16일까지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25.4달러로 4월평균의 22.1달러에 비해 3.3달러나 높다. 또 지난 11일 26.8달러, 12일 27.2달러, 15일 27.4달러, 16일 26.4달러 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기름값에 부과하는 교통세와 특별소비세를 내리지 않을 경우 이들 유류의 소비자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 2월 두바이산 평균 가격이 배럴당 24.6달러까지 상승하자 3월부터 휘발유에 부과되는 교통세는 ℓ당 630원에서 600원으로, 경유 교통세는 155원에서 137원으로, 등유 특소세는 60원에서 43원으로 각각 내렸다가 4월 평균유가가 22달러 수준으로 떨어지자 5월부터 원상 회복시켰다.

재경부 관계자는 "오는 25일까지 국제유가 동향을 살펴본 뒤 탄력세율 적용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면서 "그러나 탄력세율을 적용해 기름값 세금을 내렸던 지난 2∼3월 당시와 비교할 때 유가상승 문제가 심각한 상태는 아닌 만큼 다음달부터 세금을 인하할 요인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오는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임시총회에서 추가 증산여부가 결정되는데, 일부 회원국이 증산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4월부터 하루에 170만 배럴이 증산된데다 원유 비수기가 시작된 만큼 원유가 상승요인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탄력세율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정유사들은 경쟁관계에 있어 소비자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인상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