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박강조 영웅대접 받아

중앙일보

입력

'朴康造, 君の 夢を ひろげよう' (박강조, 네 꿈을 펼쳐라).

유럽형 사철잔디로 깔끔하게 단장한 성남 종합운동장에는 성남 일화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이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재일동포 출신으로 한국에 온지 다섯달 만에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박강조(20.성남 일화)를 격려하는 내용이다.

박강조는 이제 성남의 영웅이다. 지난 14일 프로축구 정규리그 안양 LG와의 개막전이 끝난 후 성남 구단에서는 박강조를 오픈카에 태우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도는 카 퍼레이드를 벌였다.

박을 팀의 중심선수로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성남 시민들도 자리를 뜨지 않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비록 0 - 1로 지긴 했으나 이날 박의 플레이는 '과연 대표선수로 뽑힐 만하다' 는 평가를 듣기에 손색이 없었다.

축구화에 접착제를 붙인 듯 공을 발에 붙여놓고 자유자재로 키핑하면서 찬스가 날 때마다 송곳같은 스루패스를 날렸다.

허를 찌르는 패스에 성남 선수들이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다. 안양 골키퍼 신의손의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가끔 날린 중거리슛도 날카로웠다.

박이 가장 돋보였던 면은 상대의 혀를 내두르게 하는 투지와 기동력.

1m66㎝.56kg의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고 경기장 전체를 폭넓게 누비며 공수에 적극 가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선수의 깊은 태클로 쓰러져 고통스러워 하다가도 심판이 파울을 불어주지 않고 경기가 계속되면 벌떡 일어나 공 쪽으로 달려가는 모습에 관중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국가대표에 뽑혀 꿈만 같다는 박강조는 한국 최고의 플레이메이커가 되어 2002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제2의 코리안 드림' 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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