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해태 '이빨 빠진 호랑이'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를 호령하던 해태의 저력은 사라지는가.

프로야구 18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아홉차례나 제패한 전통의 강호 해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해태는 지난 14일 현재 11승23패로 드림리그 꼴찌인 4위, 양리그 통틀어서는 신생팀 SK에만 앞선 7위다.

팀 통산 최다인 9연패와 함께 최근 13경기에서 1승12패를 기록 중이다.

올시즌 승률 0.323으로 이런 추세라면 창단 이후 처음 4할대 승률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패 과정도 좋지 못하다. 해태는 최근 7연패로 몰락하던 삼성, 투수진이 무너진 두산, 역시 5연패하던 현대에 차례로 연패당했다.

해태는 팀타율 0.240으로 최하위, 팀방어율 5.11로 6위다.

시즌 초반 팀을 이끌던 이호성의 타격감이 무뎌지고 분위기 메이커 장성호마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홍현우.이대진이 돌아오는 5월 이후 반격을 노렸지만 막상 5월이 되자 추락의 기울기가 더 심하다.

해태는 선수협 파동으로 8개 구단중 가장 탄탄하던 팀워크가 와해 기미를 보였다.

가뜩이나 지난해에 이어 강팀이 몰린 드림리그에 소속돼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해태는 신인 스카우트에서 타구단이 놓친 흙속의 진주를 발굴해왔지만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는 놓쳤다.

선동열.이종범.임창용.김병현.박재홍.최희섭.김선우 등이 호남 출신이다.

올시즌 양준혁과 트레이드된 손혁마저 해태를 거부하면서 팀 분위기가 엉망이 됐다.

김응룡 감독도 지난 겨울 삼성의 영입제의에 흔들린 후 통솔력이 줄었다. 최근에는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이래저래 정신이 분산돼 해태로선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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