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내 ‘GM 기피, 포드 선호’ 정서 확산

중앙일보

입력

대우자동차 인수자로 GM보다 포드를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이 대우차 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GM은 대우차의 전신인 GM코리아 시절부터 10여년간을 함께 해온 대우와의 ‘각별한 인연’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매각협상에서 가장 앞서왔고 사내 일부에서는 GM의 인수를 거의 기정사실화하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응찰에 나선 포드가 적극적인 노력으로 GM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면서 ‘GM 아래서 자라난’ 경영진ㆍ관리직을 제외한 일반직원들 사이에서 ‘GM 기피,포드 선호’ 정서가 조금씩 퍼져가고 있는 것.

이들이 GM쪽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것은 GM이 과거 대우와의 합작기에 권위주의적이고 군림하는 자세로 대우측을 대했고 현재도 이같은 성향이 여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사무노위 사이트(www.dmpeople.or.kr)에 ‘입찰과정에 관심을 갖자’는 글을 올린 한 직원은 GM 실사팀을 지켜본 뒤 ‘GM은 역시 GM, 상당히 고압적’이라 평하면서 “가출한 자식이 부랑아 생활을 하다 만신창이가 되어 되돌아왔을 때 차갑게 조소하는 부모의 태도”라며 반감을 나타냈다.

그는 반면 포드 실사팀에 대해서는 “대우의 약점보다는 장점, 투자현황 및 활용방안에 대하여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며 “태도도 GM과는 사뭇 달라 당연히 대우 사람들에게 GM보다는 훨씬 더 많은 호감을 샀으리라 본다”며 호평했다.

GM이 포드에 비해 노사관계에서 상대적으로 강경하다고 알려진 점도 이같은 정서의 한 원인이다.

노조 관계자는 “GM의 경우 경영상황에 따라 해외공장 폐쇄와 대량해고 등을 늘상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목표는 공기업화지만 해외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면 노사관계가 `하드'한 GM보다는 포드가 그나마 낫지 않느냐는 게 적지 않은 조합원들의 심리”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사무노위 관계자는 “포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사내에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다국적 기업의 속성상 어느 기업이건 고용ㆍ연구개발(R&D) 기능 유지 등 우리가 요구하는 매각조건을 알아서 들어줄 리가 없다”며 “투쟁과 생산성 향상 노력을 병행, 우리에게 유리한 조건을 따내는 것이 어느 기업이 인수하느냐는 것보다 더중요하다”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박진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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