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만점 남형진, 늦깎이 스타 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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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에서 표적까지는 50m, 10점 만점의 표적지지름은 1.4㎝.

불가능의 경계는 이름없는 총잡이 남형진(23.상무)에 의해 뚫렸다.

12일 태릉국제사격장에서 벌어진 제30회봉황기 전국사격대회 소구경소총복사 본선에서 60발 모두 10점에 명중시켜 만점을 기록한 것이다.

본선 만점은 지난 7일 여자공기소총(10m)의 최대영(400점.창원시청)이후 한국사격 사상 두번째이자 비공인 세계타이기록.

남형진은 주어진 1시간15분간 꿈쩍도 않고 대기록을 쐈지만 "바람이 없고 어두침침하면 원래 기록이 잘 나온다"며 애써 태연했다.

한국신은 올해 남형진 자신에겐 두번째 성과.

지난달 실업단대회 공기소총 본선에서 만점에 1점 모자란 599점을 쏴 채근배의한국기록을 2년 만에 2점 앞당겼다.

남형진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자격(MQS)조차 못 딸 정도로 `그저 그런' 선수였다.

여갑순, 김진선, 위명주 등 당대의 총잡이들을 길러낸 갈소미(여.인천체고 코치), 이병준(대한사격연맹 기록원) 코치가 스승이지만 대표상비군이 최고 경력일 만큼빛을 내지 못했다.

갈소미 코치가 90년 청량중 재직 당시 그의 자질을 눈여겨 보고 발탁, `비법'을전수했으나 꼼꼼하지 못한 천성 탓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경남대에 들어간 뒤잊혀진 존재가 됐다.

그러나 남형진의 타고난 재능은 지난해 상무에 입대, 윤덕하 전 대표팀 코치의지도를 받으면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윤덕하 코치는 "대충대충하는 성격을 고치는 게 성장의 열쇠라고 보고 군인정신을 주입했는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뒤늦게 스타로 탄생한 남형진은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한 발 한 발에 군인정신을 실어 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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