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금전신탁 펀드 10개 중 3개 원금 손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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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폭락과 은행들의 주식운용 경험부족으로 현재 운용중인 단위금전신탁 펀드중 32%가 수익을 올리기는 커녕 원금까지 까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위금전신탁의 기준가격이 원금기준인 1천원을 넘은 펀드도 증시 악화로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만기때는 원금손실을 볼 우려가 있어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주택.한빛.조흥은행과 농협 등 14개 은행들은 작년 5월부터 현재까지 안정성장형과 성장형, 채권형, 전환형 등의 형태로 단위형 금전신탁 펀드 279개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이날 현재 31.9%인 89개 단위금전신탁 펀드의 기준가격이 1천원을 밑돌아 투자원금을 손해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50원이하를 기록하고 있는 펀드도 16개나 돼 은행들의 자금 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은행은 운용중인 22개 펀드 가운데 59.1%인 13개 펀드에서 원금을 까먹고 있어 손실을 보고 있는 펀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한빛은행과 조흥은행, 하나은행이 그 다음으로 저조했다.

반면 서울은행은 21개 펀드 가운데 손해를 본 펀드가 전혀 없었고 산업은행도 9개 가운데 1개만이 기준가격을 밑돌았다.

또한 현재 단위금전신탁 펀드의 기준가격 평균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연 7.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2일 일제히 만기가 돌아왔던 각 은행의 1호 상품들이 연 13∼14%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 관계자는 "1호 상품들은 증시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비교적 좋은 실적을 올렸던 것"이라며 "그러나 작년 5월이후에는 주식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해 2호 이하의 펀드 수익률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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