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월중 호주와 외교관계 재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내달 호주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재개하고 6-7월중 필리핀과 수교한 뒤 7월말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포럼(ARF)
에 가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한 외교 소식통은 30일 '북한이 지난 76년 중단된 호주와의 대사급 외교관계를 5월중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과 호주는 지난 74년 7월 수교했으나 이듬해 11월 북한이 유엔 총회에서 호주가 비협조적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캔버라 주재 대사관을 일방적으로 철수시키면서 관계가 단절됐었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이 ARF가 열리는 7월말 이전에 필리핀과 수교한 뒤 방콕회의에서 ARF에 가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이 이미 태국으로부터 ARF 회의기간에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놓은 상태'라면서 '한국정부가 개방차원에서 북한의 ARF 가입을 장려하고 있고 다른 회원국들도 반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원할 경우 가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초 이탈리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아시아.태평양 및 서방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김정일(金正日)
정권이 폐쇄정책에서 개방쪽으로 본격적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정빈(李廷彬)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홍콩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 열린 2000년도 아주지역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6월 개최되는 만큼 공관장들은 주재국 정부와 협조해 성공의 여건과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홍콩=연합뉴스)
김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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