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인터넷 거품'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시장이 가라앉으면서 ''인터넷'' 혹은 ''닷컴'' 을 금맥처럼 생각하던 사람들이 ''거품'' 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 의심과 의문에 답해주는 책이 ''인터넷거품'' (김영사.1만1천9백원) 이다.

''레드 헤링(Red Herring) '' 이라는 첨단기술관련 잡지를 발행하고 있는 앤서니 퍼킨스와 마이클 퍼킨스 형제가 미국의 인터넷업체와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쓴 책이다.

미국의 경우를 다뤘지만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기에 바로 우리 얘기나 마찬가지다. 저자의 주장은 간단히 말해 ''인터넷관련 주식은 과대평가돼 있으니까, 특별한 정보나 확신이 없는 일반투자자는 당장 팔아라'' 는 것이다.

저자들은 거품의 근거를 자신들이 만든 공식으로 계량화해 보여준다.미국에서 주식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인터넷회사 중 시가총액이 1억달러 이상인 1백33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계산했다.

야후.아마존.e-트레이드.AOL(아메리카온라인) 등 유명업체들은 거의 다 포함됐다.계산결과 이 회사들이 5년후에도 현재의 주식시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80%의 성장을 해야한다.

그러나 저자들의 분석결과 이들의 예상성장률은 50% 남짓하다는 주장이다.

비슷한 방식의 계산에 따르면 아마존의 경우 1999년 6월 11일 현재 시가는 75% 이상 고평가돼 있다는 것이다.이같이 고평가되는 이유, 즉 거품의 근본원인은 ''졸부증후군'' 이다.별다른 노력없이 한꺼번에 큰 돈을 벌고싶어하는 심리가 최근 들불처럼 번진 탓이라는 것이다.

최근의 바람을 일으키는 주역은 벤처기업가와 은행, 기관투자자 등 큰 손들이다. 이들이 치밀하게 계산해 일으킨 바람에 휩쓸려 개미투자자들은 정확한 지식도 없이 ''묻지마투자'' 를 한다는 것이다. 신경제에 대한 지나친 믿음도 근거없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온라인 투자자들은 인터넷 주식이면 거의 무조건 덤벼든다.인터넷을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투자정보를 교환한다" 고 꼬집으면서 "인터넷의 시대가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인터넷 관련 주식은 거품이며 곧 꺼질 것" 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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