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 … 웃지 못한 롤러 4관왕 우효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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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숙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러나 무관심에 고개를 떨궜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롤러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우효숙(25·청주시청) 이야기다. 우효숙은 지난달 30일 여수에서 개막한 세계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그는 트랙 EP 1만m와 트랙 E(제외) 1만5000m, 로드 E 2만m, P(포인트) 1만m를 석권했다.

 유문종 대한롤러경기연맹 사무국장은 “한국 선수 중 4관왕은 최초다. 트랙은 물론 한국의 취약 종목인 로드 종목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따 의미가 있다. 원래 3관왕을 목표로 했던 (우)효숙이가 특유의 힘과 지구력으로 어려움을 뚫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6일 만난 우효숙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인라인은 올림픽 정식종목이 아니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에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서도 제외돼 무관심 속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우효숙은 “여수 세계선수권에서 열심히 하면 다시 (정식종목에) 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를 악물고 더 노력했다”고 했다.

 우효숙은 “이번 세계선수권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과 일정이 겹쳐 육상에 롤러가 묻힐까봐 걱정했는데, 정말 그렇게 되니 씁쓸했다”며 “세계선수권에서 4관왕을 했지만 그냥 국내대회에서 우승한 것 같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그래도 열심히 하면 꼭 결실이 생긴다고 믿는다. 언젠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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