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감 주는 인터넷 후유증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은 최근 반세기 동안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물건''중 하나로 이제 현대인의 생활에서 배제할 수 없는 ''필수품''이 됐지만벌써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한 불만들이 새어나오고 있다.

미국의 ABC방송은 25일 `인터넷 피로증''이라는 제목으로 포브스지의 부록격인 `ASAP지'' 마이클 멀로운 편집장의 컬럼을 게재, 인터넷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은 단순히 한 발명품의 차원을 넘어 이제는 `시대정신''이라고 할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매일 컴퓨터 전문가로부터 앨 고어 부통령까지 모든 사람으로부터 웹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듣고 있다"고 말한다.

또 전국의 학교들이 컴퓨터를 확보해 온라인 체제로 가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기울이고, 미국의 기업들이 수백억달러를 들여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전자상거래를위해 단장을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멀로운 편집장은 지적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웹의 마력이 이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한다.

과거에는 `메일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e-메일을 받으면 가슴이 막뛰었고, 웹사이트를 검색하고 다니다 몇 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린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제 e-메일은 두려울 정도라고 멀로운 편집장은 말한다.

e-메일로 받는 메시지는 기껏해야 지인이 보내는 간단한 메모 정도이고, 아니면친구의 편지로 가장한 포르노사이트의 광고, `아마존닷컴''에서 보내는 영수증, 끝없이 쏟아지는 쓰레기 같은 메시지, 애독자들의 `사이코''성 편지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는 꼬집는다.

좋은 문장의 편지를 통해 친구와 교분을 나눴던 것과는 도무지 비교할 수 없다는 것. 게다가 전자상거래 역시 화상도가 떨어지는 카탈로그 사진을 보고 골라야 하고,물품에 대한 정보 역시 빈약하기 짝이 없으며, 주문 후 배달 역시 빠르지 못하다고멀로운 편집장은 불평을 털어놓는다.

그럼에도 멀로운 편집장은 인터넷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데 의문을 달지 않는다. 인터넷에 대해 쏟아지는 불만들은 다시 발전된 새로운 기술이 해결해줄 것이라는 것이 멀로운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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