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솔리니, 이탈리아 왕비와 불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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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조제 왕비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883~1945)가 이탈리아의 마지막 왕비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1일 무솔리니의 막내 아들 로마노가 쓴 편지를 인용해 무솔리니가 사보이 왕가 최후의 왕비 마리아 조제(1906~2001)가 왕세자비였던 시절 은밀히 사귀었다고 1일 보도했다.

 로마노는 1971년 한 이탈리아 기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두 사람은 짧은 기간이지만 로맨틱한 사이였다”고 적었다. 그는 “둘의 관계를 어머니(무솔리니의 부인 라첼레)도 알고 집안에서 문제가 되자 아버지는 나중에 관계를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무솔리니

 무솔리니와 마리아 조제와의 염문설은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45년 무솔리니와 함께 총살당한 정부(情婦) 클라레타 페타치가 37년에 쓴 일기엔 마리아 조제가 로마 인근의 한 해변 휴양지에서 무솔리니를 유혹하려다 실패했다고 기록돼 있다. 일기에 따르면 무솔리니는 페타치에게 ‘마리아 조제가 접근해 온 뒤 갑자기 옷을 벗어 거의 나체가 됐다’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로마노의 편지는 이런 페타치의 주장을 뒤집는 것이다.

 벨기에 공주인 마리아 조제는 이탈리아의 마지막 국왕인 움베르토 2세(1904~83)가 왕세자 시절이던 30년 결혼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인 46년 5월 남편이 왕위에 올랐지만 국민투표로 군주제가 폐지됨에 따라 34일 만에 왕비에서 물러났다. 움베르토 2세는 포르투갈에 망명해 여생을 보냈지만 마리아 조제는 남편과 떨어져 스위스에서 살았다. 이혼은 하지 않았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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