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직원 절반 연구원으로 최첨단 분야 선두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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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반주기 제조업체' 에서 '디지털방송 셋톱박스(STB)기업' 으로 - .

국내 벤처업계에선 보기 드물게 기술 하나로 승부를 걸어 노키아 등 선진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확보한 휴맥스. 그것도 세계 각국이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꼽고 있는 디지털방송의 핵심장비 분야에서다.

국내에선 아직 서비스도 안될 정도로 최첨단 분야.

지난 1989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 박사 출신 변대규(39)사장과 선후배 7명이 5천만원을 끌어 모아 창업한 휴맥스는 95년 국내 최초로 동화상 가정용 가요반주기를 개발,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요반주기는 불티나게 팔렸고, 이를 바탕으로 96년 셋톱박스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에서 3번째로 디지털 위성방송용 수신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그해 유럽에 9백20만달러 어치나 수출됐다.

그러나 다음해 휴맥스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거래처인 유럽의 한 방송사가 다른 회사에 합병되면서 수출 물량이 순식간에 끊겼고, 97년 매출은 거의 제로(0)로 줄었다.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이었기에 IMF 경제위기 때도 탄탄했던 휴맥스였지만 거래처의 몰락 때문에 부도 위기에까지 몰렸다.

휴맥스는 이후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온 힘을 기울였다.

전체 직원의 50% 이상을 연구원으로 채웠고, 생산 등 비(非)연구인력은 아웃소싱으로 해결했다.

특히 주력 시장을 유럽의 일반 소매시장으로 특화시키고, 자체 유통망을 확보해 나갔다.

그 결과 휴맥스는 지난해 매출 5백40억원과 경상이익 1백25억원을 냈다.

올해는 1천3백억원의 매출과 3백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직원도 1백50여명으로 불었고, 유럽.중동.아프리카.러시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조만간 미국 현지법인도 출범 예정이다.

그동안 경기도 수원과 서울 가락동을 전전했던 전세살이도 지난 2월 분당에 자체 빌딩을 세우면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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