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거품 해소중…실적바탕 옥석 가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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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을 치닫고 있는 인터넷관련주

최근 인터넷관련주의 주가가 내리막을 치닫고 있다. 새롬기술, 다음, 싸이버텍 등 세간을 떠들석하게 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최고치 대비 50%이상 하락했고, 대부분의 인터넷기업 주가그래프가 머리-어깨모형의 오른쪽 어깨를 그리고 있는 듯 하다. 최근에는 거래소기업의 주가폭락과 더불어 대세하락론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의 주가하락을 요인별로 살펴보면 우선 미국 나스닥시장의 조정 양상에 따른 여파, 미국경제의 하드랜딩, 그리고 그동안의 코스닥증시 이상급등에 대한 조정국면 등이 주요요인이라고 보여진다. 더불어 수급면에서도 최근 3~4월에 3조이상의 증자 물량과 제3시장 및 프리코스닥으로의 자금이동 은 수급불균형을 발생시켜 주가하락을 부추겼다고 보여진다.

코스닥시장 상황이 그렇다보니 많은 투자자들이 코스닥기업, 특히 정보통신(인터넷)기업에 물려(?)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상담전화의 대부분은 현재시점에서 로스컷(손절매)을 해야하는지의 문제다. 이런때일수록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냉철한 마음으로 전체를 되돌아보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시장등록기'에서 '가치검증기'로

구체적으로 인터넷 기업의 주가를 살펴보면 99년을 인터넷관련주의 '시장등록기'로 정의할 수 있다. 전혀 생소했던 온라인사업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는 기간이었고, 인터넷기업의 정의와 비즈니스모델, 향후 사업가능성에 대한 비젼을 보여주었던 시기였다. 주가적 관점에서 지난해 여름 이후 인터넷기업의 주가추이를 보면 초기에는 인터넷대표기업 →포탈업체 →접속장비업체의 순으로 주가형성을 보였고, 그 가운데에서도 기술력을 기반으로하는 업종대표주들은 계속적인 상승행진을 이어갔었다.

이제 금년 2분기 이후의 인터넷기업 주가는 '가치검증기'로 정의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시장등록기'를 통해 인터넷기업의 사업가능성을 주가로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실적을 바탕으로한 검증의 시기라고 보여지는 것이다. 1분기중 주가흐름이 보여주듯이 인터넷이라는 이름만으로 주가를 부축이기에는 이제 한계에 와 있다.

따라서 3월하순이후 일정기간동안의 주가하락은 어쩌면 예고된 필연일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하락이 인터넷관련주의 전반적인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의 조정기는 인터넷이라는 이름만으로 올랐던 거품이 거치는 단계로 보여지며, 일정부분 버블이 사라지고 나면 매출실적을 바탕으로한 인터넷기업의 진정한 힘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옥석 가리기'…기업의 기본적 가치 점검할 때

따라서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현재 물려있는 주식에 투매를 보일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의 기본적 가치를 점검해 볼 때다. 거품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보일 유동성은 충분한지, 금년 목표대비 현재 매출실적은 잘 달성되고 있는지, 기술력의 변화나 경쟁사의 시장점유율 변화는 없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많은 인터넷기업은 금년의 매출목표를 전년도 대비 100%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1분기를 마무리한 현시점에서 계획대비 100%달성을 보인 기업은 의외로 적다. 하반기 이후 옥석을 가려질 때를 대비하여 영업실적을 점검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기본적 분석에 대한 점검을 거친후에 현시점에서의 보유 또는 매도를 결정하자는 것이다.

차분히 숲을 보는 여유를

증권사객장에 가면 나무만 보이고 숲은 없는 것 같다. 전광판에 빨간색과 파란색이 오르내리고 주변에는 개별종목을 분석하고 추천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오르는 날은 무슨종목을 사도 오를 것처럼 보이고 내리는 날은 아무리 좋은 종목도 비관적으로만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한번쯤 차분하게 숲울 보는 여유를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그 이유는 금번 하락기보다는 그 다음 상승기를 즐겁게 맞이하자는 데 있다.

한국투자신탁 조사분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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