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x vs. Windows, 그 공존의 이유!

중앙일보

입력

Windows 2000이 출시된 후 한동안 뜸했던 화두 - Unix와 Windows의 생존 경쟁의 마지막 승자에 대한 - 가 다시 고개를 드는 듯하다. 이러한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을 때 마다 이것이 과연 Unix와 Windows간의 장단점만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두 운영체제 간의 수치적 비교 우위는 접어두고 조금 관점에서 비켜서 그 밑바탕에 깔린 사상을 살펴보는 건 어떨까 한다.

Unix(Solaris, FreeBSD, Linux 등의 Unix-like OS를 통칭하는)는 작은 것 들이 모여 위대함을 이루었다고 말한다. Unix는 마치 레고 조립식의 조그마한 부품들로 자동차를 만들어 놓은 것과 같아서 기본 부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승용차를 스포츠카로도 손쉽게 개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Unix는 논리적으로 분리 가능한 부분을 쪼개어 연결함으로 써 재 활용성을 극대화 하고 프로그램이 더욱 유연하게 동작되도록 함을 바탕으로 한다. 이것을 흔히 UNIXism(유닉시즘)이라 한다.

반면 Windows는 통합지향(Integration-oriented)적인 운영체제이다. Windows의 대부분의 시스템 소프트웨어들은 운영체제와의 긴밀한 의존성을 갖으며 통합되어 제작된다.

조립식이 아닌 완제품 비행기를 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포장지를 뜯자마자 비행기를 갖고 놀 순 있지만, 여객기를 전투기로 개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대부분의 경우 전투기를 새로 설계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차이가 있을 테지만, 이론적인 면에서 그러하다는 것이다.

많은 Unix 제작사들의 노력으로 점점 더 Unix는 편리한 데스크 탑 환경으로 접근해 가고 있으며, Windows 또한 많은 부분 기존 Unix 영역을 커버해 가면서 안정화 되어가고 있기에 점점 더 많은 닮은꼴이 그려질 것이고, Unix는 서버환경, Windows는 데스크 탑 환경이라는 기존의 사고는 희미해져 갈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한쪽의 승리가 한쪽이 멸망을 의미하는 듯이 보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이론의 가용성과 편리성에 대한 두 운영체제의 저울질은 선호도의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는 있어도 마치 한약과 양약처럼 같은 병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른 근본적인 바탕의 차이로 인해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두 운영체제는 독자적인 영역을 확대해 가며 공존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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