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우즈는 오거스타 심술에 희생"

중앙일보

입력

"호랑이를 잡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더 이상 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는 힘들게 됐다."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개최된 오거스타 내셔널골프코스에 대한 선수들의 평가다.

주최측인 오거스타는 매년 코스를 개조해오고 있다.

1997년 타이거 우즈가 역대 최다 타수차인 12타차로 우승한 뒤 '우즈용 코스' 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코스를 더욱 어렵게 고치고 있는 것.

그 결과 우즈를 길들이는 데는 성공했다.

지난 12개 대회에서 1, 2위만 모두 10차례나 차지할 정도로 펄펄 날고 있는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5위에 그쳤다.

우즈는 우승을 못한 게 이변이라고 할 정도로 개조된 코스의 희생양이 됐다.

우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7년 우승 당시에 비해 코스가 더 어려워졌느냐" 는 질문에 "물론이다" 라고 잘라 말했다.

"2번홀은 40~50야드나 길어졌고 몇개 그린은 더 까다로워졌다. 코스 공략을 까다롭게 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심어놓은 나무로 인해 드라이버샷을 마음껏 날릴 수 없었다" 고 밝혔다.

우즈는 4라운드 동안 평균 3백6야드를 날렸다. 랭킹 1위다. 그러나 21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이로 인해 그린 적중률이 62.5%에 불과했다.

후반 9개 홀은 더 까다로워졌다.

파5인 13번과 15번홀은 더 이상 '버디홀' 이 아니었고 핀 위치도 까다로워 3퍼팅을 감수해야 했다. 후반을 어렵게 하는 것은 역전의 묘미를 반감시킨다는 지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입증됐듯 선수들은 "후반에 버디 잡기가 더 어려워져 막판 극적인 역전을 노리기가 불가능하다" 고 말했다.

그러나 주최측의 '방해공작' 에도 불구하고 오거스타는 여전히 장타자들에게 유리한 코스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도 로렌 로버츠를 제외하곤 상위 11명 선수들이 모두 장타자급에 속하는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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