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김미현, 첫홀의 악몽이 발목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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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욕심이 대세를 그르치고 말았다.

한때 우승자 로라 데이비스를 1타차까지 따라붙어 역전 우승의 희망을 부풀렸던`슈퍼땅콩' 김미현(ⓝ016.한별)은 후반 11번과 13번홀에서 잇따라 온그린에 실패한뒤 이를 만회하겠다는 강박관념에 거푸 보기를 범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실책은 첫홀(402야드.파4)의 더블보기에서 비롯됐다.

그녀는 세컨샷이 짧아 홀컵에서 약 20m 모자란 그린주변에 볼이 멈추자 샌드웨지로 칩샷했지만 턱없이 모자란채 간신히 그린위에 볼이 올라갔고 6m 거리에서 3퍼팅으로 더블보기를 기록한 것.

이후 김미현은 10번홀까지 그린미스를 범하지 않고 버디 2개를 추가, 3언더파가돼 4언더파로 동반 추락한 데이비스에 1타 밀린 단독 2위에 올랐다.

그러나 11번홀(378야드.파4)부터 악몽은 되살아났다.

약 170야드를 남기고 친 두번째 샷에서 볼은 그린에 못미쳐 홀컵까지 14m를 남겼는데 첫 홀의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공격적으로 친 칩샷은 홀컵을 1.2m가량 지나쳤고 내리막 파퍼팅은 홀컵을 외면했다.

뒤따라 오던 데이비스가 홀컵 1.7m 옆에 볼을 붙여 버디로 연결시키면서 순식간에 3타차로 벌어졌다.

12번홀의 3m 버디 퍼팅을 놓치면서 분위기를 일신시키지 못한 김미현은 파3의13번홀(161야드)에서 워터해저드를 간신히 넘기면서 온그린에 실패, 퍼터로 홀컵에볼을 붙이려 했지만 이번에도 홀컵을 1.2m가량 넘겨 다시 보기를 범해 그동안 기울였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된채 1언더파가 됐다.

뒤따라오던 데이비스가 12번홀 보기로 4언더파가 된 것을 감안하면 이들 홀에서점수를 지키기만 했어도 막판까지 해볼만 했다는 아쉬움을 두고두고 남겼다.

이후 16번홀 보기로 이븐파, 공동 7위로 마감한 김미현은 "첫홀의 3퍼팅이 너무아쉽다. 과거에 감이 좋았던 반달형 퍼터가 맘에 들어 어제까지 쓰던 `일자형' 퍼터를 버린 것이 화근중 하나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하와이와 호주대회에 연거푸 출전한 뒤 일주일을 쉬고 투산에서 열리는웰치스-서클K대회에 출전한다"며 "이번 대회의 경험을 깊이 새겨 두번 다시 실수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시미밸리<미 캘리포니아>=연합뉴스 장익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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