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집중’ 잘해야 큰돈 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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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의 집중적인 매물 쏟아내기와 삼성전자·현대전자 같은 반도체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매수라는 한마디로 지난 3월장을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완전한 대립 속에서 4월장은 어떻게 진행될까? 코앞에 다가온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장세를 예측해 본다면, 급격한 변화없이 저점을 높여가는 상향의 박스권 속에서 종목별 매기집중현상과 빠른 순환이 반복되는, 그런 장세가 아닌가 한다.

상향으로 예상하는 것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그다지 나쁘지 않고, 투신권의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지수상승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은 신규 매수자금 유입이 별로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투신권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그리고 빠른 순환 속에서 무거운 몸집을 가지고 있는 투신권이 주식시장의 전면에 다시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더군다나 새로운 자금유입이 없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다른 국내기관들도 있지만 당분간 주식시장은 외국인과 개인이 이끌어가는 장세로 생각된다. 외국인은 소수의 초우량 종목에 집중하면서 간헐적으로, 특히 코스닥에서 종목별로 단기적인 매매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간혹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따르다가 산발적으로 재료보유 중소형주에 집중하는 그런 장세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한다. 어쩌면 2월 중순부터 나타난 ‘선택과 집중’의 현상이 더욱 강화되는 그런 장세로 예측된다.

보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장세의 연속일 것이고 빠른 순환 속에 따라가면 별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계륵(鷄肋)과 같은 그런 장세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투자전략은 세 가지이다.

첫째, 장세 흐름이 보다 명확해지고 국내수급요인이 안정될 때까지 쉬는 것이다. 즉 단기적인 흐름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투자자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다.

둘째, 세계적인 우량성장주를 가지고 길게 가는 것이다. 대표적인 종목으로 삼성전자를 들 수 있다. 중장기 투자에 능한 외국인이 구사하고 있는 투자전략이다. 아주 쉽게 생각한다면 외국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것이다. 이런 투자전략을 마련했다면 단기적인 주가 흐름에 신경쓰면 안된다. 단지 외국 투자자들이 매도하고 한국시장을 떠나는지 여부만 관찰하면 된다.

셋째, 단기적인 흐름에 아주 빨리 대응하는 것이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면서 소위 말해 단타매매를 하는 것이다. 필자가 단타매매를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장이 단기매매를 요구한다면 투자자로서는 당연히 순응해야만 한다. 이것이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겸손한 자세이다. 필자의 경험상 시장은 겸손한 투자자를 좋아했다.

이같은 세 가지 투자전략 중 어떤 것을 취할 것인가는 각자 스타일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둘째, 셋째 전략들과 관련해 몇가지를 부언하고자 한다.

둘째 투자전략과 관련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전환형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 삼성전자가 가장 우선적인 투자대상이지만, 단기적인 상승이 컸다고 생각한다면, LG정보통신·삼성물산·SK상사·대한통운·웅진닷컴·한글과컴퓨터·로커스 등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

셋째 투자전략과 관련해서는 손절매의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애초 접근방식은 단기투자임에도 불구하고 손해가 나면 장기투자자로 전환하는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본다. 원하지 않는 중장기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단기적인 흐름을 좇아 매매하는 투자자의 스타일과 종목선정은 중장기투자자와 다를 수밖에 없다. 접근을 단기적으로 했다면 그 결과도 단기적으로 끝내야만 한다. 애써 자신을 변호하지 말고 겸손한 자세로 시장에 순응하면서 차가운 머리로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자. 문의 02-6747-6677, doolypapa@thinkpool.com

김동진 싱크풀 대표 / 이코노미스트 제 531호(200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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